실습의 목적
이 BCR 대화 훈련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파트너의 마음속 가장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아직까지 채워지지 않은 그런데 사실은 그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내가 알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파트너의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나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내 행동을 바꾸는 것에 저항하고자 하는 마음을 뛰어넘어 팔을 쭉 뻗어 파트너의 치유를 위해 한 걸음 더 내딛게 될 때, 파트너는 자신의 상처가 치유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고, 그만큼 나는 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점점 더 온전하게 성장해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 불평 — 파트너의 행동: 파트너가 하는 행동 중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 좌절 — 그때 내가 느끼는 감정: 화·짜증·걱정·의심·억울함·상처·비통함. 그리고 그중 어린 시절에 느꼈던 감정이 있는지 찾아본다.
- 욕구(갈망) — 좌절 속에 숨어 있는 것: 좌절은 쓰지 않고 오직 갈망만을 문장으로 옮긴다.
- 행동수정요청 — SMART한 구체적 요청 세 가지: 갈망 하나마다 파트너가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 세 가지.
이 실습은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이 책에 실려 있는 다른 어떤 실습보다도 이 실습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을 추천한다.
진행 방법 · 1단계에서 3단계까지 (혼자 작성)
- 1단계 · 좌절 목록을 작성한다 — 종이를 한 장 꺼내, 두 사람이 각각 파트너가 하는 행동 중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모두 작성한다. 파트너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내가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걱정되고, 의심하게 되고, 억울해하고, 상처받고, 비통해하는지 적는다. 나를 좌절하게 만드는 파트너의 행동과 그럴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을 함께 적은 뒤, 그 감정들 중에 어린아이였을 때 느꼈던 그런 감정이 들어 있는지 기억해 본다.
- 2단계 · 좌절 속에 숨어 있는 욕구(갈망)를 적는다 — 종이를 한 장씩 더 꺼내, 각각의 좌절 경험 속에 숨겨져 있는 욕구(갈망)를 작성한다. 갈망을 하나씩 쓸 때마다 그 밑에 몇 줄씩을 비워 둔다(3단계의 요청을 적을 자리다). 이때 좌절에 대해서는 쓰지 말고 오직 욕구(갈망)에 대해서만 쓴다. 이 두 번째 종이는 파트너에게 보여 줄 것이기 때문에, 갈망만 쓰는 것이 중요하다.
- 3단계 · 갈망마다 SMART한 요청 세 가지를 적는다 — 각각의 욕구(갈망) 밑에, 파트너가 그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세 가지의 행동수정요청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요청은 부정문이 아닌 긍정문으로 표현되어야 하고, 아주 구체적이며, 파트너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바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S · 구체적(Specific)
- M · 측정이 가능한(Measurable)
- A · 성취가 가능한(Achievable)
- R · 파트너의 아직 채워지지 않은 욕구(갈망)와 관련이 있는(Relevant)
- T · 어느 정도의 시간 제약이 있는(Time-Limited)
“당신이 (이렇게) 할 때, 나는 (좌절)을 느껴요.”
- 당신이 차를 너무 빨리 몰 때, 나는 무서워요.
-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내게 말도 안 해 주고 집 밖으로 나갈 때, 나는 내가 버림을 받은 것처럼 느껴요.
- 당신이 우리 아이들 앞에서 나를 비난할 때, 나는 너무 수치스러움을 느껴요.
- 당신이 우리 아이들 앞에서 나의 권위를 깎아내릴 때, 나는 모멸감을 느껴요.
- 우리가 함께 저녁식사 하는 동안 당신이 신문을 읽고 있으면, 나는 무시당하는 느낌과 내가 당신에게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요.
- 당신이 친구들 앞에서 장난스럽게 나에 대해 비난을 할 때, 나는 수치스러워요.
- 내가 말을 하고 있는데 당신이 내 말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나는 무시당한다고 느껴요.
- 내가 속상해하거나 울고 있는데 당신이 나에게서 돌아설 때, 나는 당신에게 버림받음을 느껴요.
- 당신이 어떤 결정을 바로 내리지 못하고 있는 나를 비난할 때, 나는 죄책감을 느껴요.
- 당신이 내가 집안일을 잘 못한다고 나를 비난할 때, 나는 나 자신이 수치스러워요.
- 당신이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사실을 매번 지적할 때마다, 나는 창피해요.
제니의 첫 번째 좌절 “당신이 차를 너무 빨리 몰 때, 나는 무서워요.” 속에 숨겨진 욕구(갈망)는 이렇게 쓰인다.
“당신이 차를 운전할 때, 나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난 그렇게 느끼고 싶어요.”
당신의 욕구(갈망): 당신이 차를 운전할 때, 나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난 그렇게 느끼고 싶어요.
- 구체적인 요청 1 — 앞으로 한 달 동안 당신이 차를 운전할 때, 나는 당신이 도로 속도 제한 규정을 꼭 지켜 주었으면 하고 바라요. 만약에 도로 상태가 좋지 않으면, 나는 당신이 속도를 좀 더 낮춰 주기를 바라요.
- 구체적인 요청 2 — 앞으로 2주 동안 우리가 차에 타기 전에, 나는 당신이 속도 제한을 꼭 지키겠다고 내게 말해 주고, 나를 포옹해 주기를 바라요.
- 구체적인 요청 3 — 다음 주에 두 번, 나는 당신이 나와 15분 동안 대화를 하면서, 당신이 속도 제한을 안 지키고 과속으로 운전할 때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지를 물어봐 주고, 그리고 그런 경험이 나의 어린 시절의 두려움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내가 알아차리고 또 당신과 그것을 나눌 수 있도록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요.
당신의 욕구(갈망): 내가 속상할 때마다, 나는 당신이 항상 나를 달래 주고 위로해 주기를 바라요.
- 구체적인 요청 1 — 앞으로 한 달 동안 내가 당신에게 속상하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당신이 내게 다가와서 당신의 팔로 내 어깨를 감싸고, 5분 동안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해 주기를 바라요.
- 구체적인 요청 2 —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 나는 당신이 저녁식사를 한 다음에 나와 함께 산책을 나가서, 아무런 방해 없이 오롯이 우리 둘이서 그날 하루를 각자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라요.
- 구체적인 요청 3 — 이번 주 동안 당신에게 내가 속상하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당신이 곧바로 나에게 다가와 나의 눈을 바라봐 주면서 내가 하는 말을 잘 경청해 주고, 그리고 내가 한 말을 그대로 반영해 주기를 바라요.
바람직하지 않은 요청을 고쳐 쓰는 법
위의 요청들을 살펴보면 그것이 아주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행동임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애매한 요청과 부정적인 요청은 바람직하지 않다. 애매한 요청은 무엇을 언제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실천할 수 없고, 부정적인 요청은 하지 말아야 할 것만 말할 뿐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지 않는다.
- 아주 애매한 요청 — “나는 당신이 내게 신경 좀 더 써 줬으면 좋겠어요.”
- → 구체적인 요청 — “앞으로 2주 동안, 나는 당신이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1분 동안 오롯이 나를 따뜻하게 안아 줬으면 하고 바라요.”
- 부정적인 요청 — “나는 당신이 화났을 때, 내게 소리 좀 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 긍정적인 요청 — “앞으로 한 달 동안, 당신이 내게 화가 났을 때, 나는 당신이 평상시에 사용하는 목소리 톤을 사용해서 내게 구체적이고, 시간 제한적이며, 그리고 긍정적인 요청을 해 주기를 바라요.”
진행 방법 · 4단계에서 7단계까지 (파트너와 함께)
- 4단계 · 두 번째 목록만 서로 나눈다 — 두 번째로 작성한 목록, 곧 좌절 경험 목록이 아니라 욕구(갈망)와 요청에 대해 작성한 목록을 서로 나눈다. 두 사람이 서로의 갈망과 요청을 분명하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배운 의사소통 기술들(이마고대화법)을 잘 사용하고, SMART에 따른 행동수정요청을 한다.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파트너가 나의 요청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내가 파트너로부터 어떤 행동을 구체적으로 원하는지, 얼마나 자주 원하는지, 또 언제 그렇게 해 주기를 원하는지를 잘 알려 준다. 요청 목록을 다시 작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한다.
- 5단계 · 왼쪽에 중요도를 매긴다 — 내가 작성한 목록을 잘 살펴보고, 각각의 요청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따라 각 항목의 왼쪽에 1부터 5까지의 숫자를 표시한다. 1은 '매우 중요함', 5는 '별로 중요하지 않음'이다.
- 6단계 · 목록을 교환하고 오른쪽에 난이도를 매긴다 — 두 사람이 서로의 목록을 교환한다. 이제 내 손에는 파트너의 요청 목록이 있다. 파트너의 요청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각 항목의 오른쪽에 그 요청을 들어주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1부터 5까지의 숫자로 표시한다. 1은 '매우 어려움', 5는 '전혀 어렵지 않음'이다.
- 7단계 · 오늘부터 매주 서너 가지씩 실행한다 — 파트너가 나에게 요청한 목록을 잘 간직한다. 오늘부터 그 목록 중에서 내가 가장 들어주기 쉬운 요청들을 한 주에 서너 가지 들어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파트너가 나에게 꼭 해 주기를 바라는 다른 행동요청들을 목록에 추가해도 좋다.
- 파트너에게 하는 행동수정은 요구나 강요가 아닌 요청이다. 파트너는 나의 필요를 충족해 주기 위해, 또 나를 위한 선물로서 그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다.
- 1단계의 좌절 목록은 파트너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파트너에게 건네는 것은 갈망과 요청을 적은 두 번째 목록뿐이다.
- 중요도(왼쪽)는 요청한 사람이, 난이도(오른쪽)는 요청을 받은 사람이 매긴다. 이 두 숫자가 만나는 자리에서 무엇부터 실행할지가 보인다.
-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지 상관없이, 또 파트너가 나의 요청을 얼마나 잘 듣고 실행하는지(변하는지)에 상관없이, 그저 변함없이 매주 3~4개씩 파트너의 요청에 따라 내 행동을 꾸준히 변화시켜 나간다. 주고받기의 거래로 만들지 않는 것이 이 실습의 관건이다.
당신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 저항하고자 하는 마음을 뛰어넘어서, 당신의 팔을 쭉 뻗어 파트너의 치유를 위해서 한 걸음 더 내딛게 될 때, 당신의 파트너는 자신의 상처가 치유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이마고 실습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