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습들은 어떤 것인가
제13장은 '의식이 깨어 있고, 서로 사랑하며, 깊이 연결되어 있는 사랑의 관계'를 이루기 위해 고안된 이마고관계치료(Imago Relationship Therapy: IRT)에 토대를 둔 실습 10단계의 과정을 설명한다. 제3부에 수록된 열여덟 가지의 실습을 통해, 사랑의 관계에 대해 얻은 통찰을 실제로 쓸 수 있는 기술로 어떻게 바꿔 가는지를 안내받게 된다.
여기 수록된 실습들은 모두 철저하게 검증을 마친 것이다. 극히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저자들이 지난 30년 동안 커플(부부)들에게 과제로 내 주고 직접 실습하게 했던 내용과 완전히 동일하다. 대부분의 실습과정은 처음엔 실행하기 쉬운 과제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난이도의 등급에 따른 점진적 변화의 원리를 따른다. 자신이 얼마나 빨리 이 실습을 마치고 있는지, 이 실습을 통해 배움을 얼마나 잘 습득했는지를 확인하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조정해 가야 한다. 혹시 특별히 어렵다고 느껴지는 실습과제가 있다면, 그 과제만큼 자신이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시간과 우선순위를 먼저 정한다
이 실습을 실행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수록된 모든 실습과정을 끝까지 다 마치려면, 앞으로 몇 달 동안은 매주 한두 시간 정도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오직 이 실습만을 위해 할당해야 한다. 그렇게 필요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마치 매주 이마고치료사와 약속을 정해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것처럼 아이들을 돌보아 줄 육아 도우미를 고용해야 하거나 다른 여러 활동들을 포기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이 실습과정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행복한 결혼생활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확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파트너가 함께하려 하지 않을 때
나는 이 실습을 해 보고 싶지만 파트너는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둘 중 한 사람이 상대방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좀 더 강한 경우이다. 만약 자신이 파트너보다 이 실습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다면, 혼자서라도 최선을 다해 가능한 한 이 실습을 다 해 볼 것을 저자들은 권한다.
관계는 마치 공기로 가득 찬 풍선과도 같다. 풍선 전체의 모양에 변화를 주지 않고 한 부분만 꾹 누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파트너의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솔직하게 내 감정을 나누고, 방어적이 되지 않고, 파트너에게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멈추고, 파트너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할 때, 두 사람의 관계 안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파트너는 변화에 대해 저항하는 마음이 점차 줄어들게 되고, 결국에는 남은 이마고 실습들을 함께 해 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커플(부부)들은 단 둘이서만 이 실습을 진행하고 싶어 하고, 어떤 커플들은 집단 안에서 비슷한 목표를 가진 다른 커플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하고 싶어 한다. 둘 다 가능한 방식이다.
시작하기 전에 — 헌신을 글로 적는다
제7장에서 논의하였듯이, 이 실습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랑의 관계(부부관계)에 대해 헌신하기로 확고하게 결심이 섰다면, 설령 앞으로 변화에 대한 어떤 저항에 부딪힌다 할지라도 잘 극복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검토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라. 나에게 있어서 좀 더 사랑이 넘치고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 중요한 일인가? 나 자신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과정 중에 때때로 겪을 수도 있을 그 어려움들을 나는 기꺼이 감내하고자 하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지금 종이 한 장을 꺼내서 이 실습과정에 대해 얼마만큼 기꺼이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를 적어 보라.
우리의 관계는 우리 두 사람에게 있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은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통찰들을 더욱 증가시키고, 그리고 우리의 관계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들을 배우고 훈련하는 일에 헌신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이 책에 있는 모든 실습과정들을 아주 주의 깊고 성실하게 실행하기로 동의한다.
- 이 실습과정을 통해 알게 될 정보들은 파트너의 욕구(필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그 필요들을 다 충족시켜 줘야만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다 보면 감정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러므로 서로에 대해 얻게 된 정보들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습을 쌓아 가는 순서(예시)
책이 제안하는 진행 순서다. 한 단계에 새 실습을 하나씩 더하되, 앞서 익힌 것은 그대로 이어 간다. 아래 번호는 순서일 뿐 정해진 기간이 아니다. 한 단계에 오래 머물러도 되고, 두 단계를 한 번에 해도 된다.
- 실습 1 — 우리의 관계 비전을 만든다.
- 실습 2~5 — 관계 비전을 소리 내어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다음 새 실습으로 넘어간다.
- 실습 6~7 — 관계 비전을 낭독한다. 부모-자녀 대화법(실습 5)을 한 번 더 한다. 그다음 새 실습으로 넘어간다.
- 실습 8 — 관계 비전을 낭독한다. 그다음 이마고대화법을 익힌다.
- 실습 9 — 관계 비전을 낭독한다. 닫아야 할 탈출구가 더 있는지 살핀다. 그다음 새 실습으로 넘어간다.
- 실습 10~13 — 관계 비전 낭독과 탈출구 검토를 이어 간다. 하루에 두세 가지씩 '돌봄의 행동'을 실천한다. 그다음 새 실습으로 넘어간다.
- 실습 14 — 앞의 것들을 이어 가면서, '파트너를 깜짝 놀라게 하기'와 활기를 북돋워 주는 행동, '긍정적인 칭찬의 홍수 퍼붓기'를 다시 한다. 그다음 행동수정요청 대화법으로 넘어간다.
- 실습 15 — 앞의 것들을 이어 가되 '긍정적인 칭찬의 홍수 퍼붓기'는 매일 짧게 하고, 파트너가 요청한 '행동수정요청' 가운데 한 주에 서너 개를 실천한다. 그다음 새 실습으로 넘어간다.
- 실습 16 — 앞의 것들을 모두 계속하면서 새 실습으로 넘어간다.
- 실습 17~18 — 앞의 것들을 모두 계속하면서 마지막 두 실습으로 넘어간다.
- 그 뒤로는 — 관계 비전 낭독, 탈출구 검토, 하루 두세 가지 '돌봄의 행동', '파트너를 깜짝 놀라게 하기'와 '긍정적인 칭찬의 홍수 퍼붓기'를 매일 이어 간다. 여기에 '부정성 제로' 훈련을 달력에 표시하며 확인하고, '행동수정요청' 목록 중 한 주에 서너 개를 실천한다. 실습 16을 복습한다. 그리고 파트너를 기쁘게 해 줄 '돌봄의 행동'이나 파트너의 욕구를 채워 줄 '행동수정요청'이 떠오를 때마다 목록에 더한다.
이 길은 일직선이 아니다
실습을 해 나가다 보면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을 향해 가는 여정이 결코 일직선으로만 뻗어 있는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대단한 기쁨과 친밀감을 경험하는 순간들이 있는가 하면, 우회해서 돌아가야만 하는 경우도 있고, 긴 정체 구간을 만나기도 하고, 예상치 않게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커플들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우린 또다시 옛날의 그 패턴으로 돌아가 버렸어요. 이미 그런 시기를 다 넘겼다고 믿고 있었는데! 도대체 우리에게 뭐가 잘못된 거죠?"
관계라는 것은 본래 원으로 돌기도 하고 소용돌이처럼 변하기도 해서, 잠잠한 시간과 폭풍 같은 격변의 시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예전에 겪었던 난관을 똑같이 반복해서 겪는다고 느껴지더라도, 거기엔 사실 늘 어느 정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그 순간조차도, 같은 현상을 그 이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또 다른 수준에서 더 깊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 안에서 무의식적인 요소들을 통합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고, 이미 일어난 변화된 의식을 좀 더 확장시키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새로운 감정들과 친숙해졌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격렬하게 반응하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의 감정을 새롭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을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덜 반응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 자신은 이러한 변화들을 알아차리기가 거의 어렵지만, 그래도 그런 움직임은 언제나 계속되고 있다. 성장하고 변화하려는 결단을 계속해서 확고히 다지면서 이어지는 기법들을 부지런히 실습해 간다면,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으로 가는 여정 안에서 아주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사랑과 결혼에는 곧게 일직선으로 난 길은 없다. — 제1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