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고 다시 보기무의식적인 파트너십제5장
05제5장
힘겨루기 · 주도권 잡기
나는 당신이 없으면 못 살겠지만, 그렇다고 당신과 함께 살 수도 없다. — 오비디우스

반전 현상 — 어떻게 사랑이 변하는가

"나와 결혼해 줘요!" 이런 말이 오갈 무렵이면 이미 사랑을 갈망하던 구애의 춤은 끝을 향한다. 한때 매력이었던 파트너의 특성들이 어느 순간 거슬리는 것이 된다.

왜 이런 반전이 일어날까? 처음엔 파트너의 보완적 특성이 나의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아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특성들이 내 안에 억압되어 있던 감정과 속성을 흔들어 놓기 시작한다. 억압된 자아가 튀어나올 것 같은 위협을 느낀 우리는, 파트너를 부모가 우리를 억압했던 방식과 똑같이 억압하려 든다.

하빌의 신혼여행 이야기

Case · 하빌

첫 결혼 신혼여행 둘째 날, 남부 조지아 해안. 아내는 조개를 찾으러 60~70미터 앞에서 몸을 숙이고 있었다. 어깨가 조금 처져 있었다. 그 순간 저자는 충격에 가까운 불안과 함께 "내가 결혼을 잘못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스쳤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상담 중 저자는 아홉 자녀를 키우느라 지친 어머니의 등을 떠올렸다. 앞치마를 두르고 난롯가에 서 있는 어머니, 어깨가 처져 있고 그를 위해 남겨진 에너지가 없던 그 등. 아내의 실루엣이 어머니의 등과 겹쳐지자, 그는 결혼이 지친 어머니와 함께한 어린 시절의 반복이 되겠구나 하는 예감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캐서린과 버나드 · 릴리안 — 세 가지 재연

결혼 28년 차의 캐서린과 버나드는 늘 같은 싸움 핵심장면(Core Scene)을 반복했다. 캐서린이 버나드의 침묵을 참지 못해 잔소리를 퍼붓고, 버나드가 화를 내며 자리를 뜨는 장면. 상담에서 캐서린은 처음으로 자신이 버나드의 침묵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 두려움의 뿌리는 우울에 빠지면 몇 주간 말이 없다가 사소한 실수에도 딸을 때리던 아버지에게 있었다. 캐서린은 아버지와 겉모습이 닮은 버나드를 골라, 어린 시절의 두려움을 다시 해결하려 무의식적으로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버나드는 사실 폭력적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내성적이었을 뿐이다.)

릴리안이라는 여성은 새아버지가 언니를 혁대로 때릴 때 문 밖에서 떨어야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언니와 단둘이 있을 때 릴리안 자신도 새아버지처럼 언니를 경멸했다. 새아버지의 분노와 경멸은 그녀에게 가장 강력한 힘의 상징으로 각인되었고, 결국 그것은 그녀 자신의 성격 일부가 되었다. 훗날 그녀가 폭발적인 분노를 지닌 남자에게 끌린 것은 필연이었다 — 그 특성은 남편의 표상이자, 그녀 자신이 부인해 온 자기의 일부이기도 했다.

힘겨루기의 세 가지 원인

✦ 로맨틱한 사랑의 환상이 사라진 뒤 일어나는 일
  1. 파트너의 특성이 나의 억압된 행동과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2. 파트너가 나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다시 건드린다.
  3. 내가 거부된 자아(자신의 부정적 특성)를 상대방에게 투사한다.

이 모든 상호작용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저 혼란과 화, 불안, 우울,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뿐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불행을 파트너 탓으로 돌리게 된다. 그러나 파트너는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

사랑이라는 무기 — 반복적 강박

왜 우리는 원하는 것을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 그가 나를 더 사랑해 줄 거라고 믿는가? 다시 오래된 뇌 때문이다. 아기 때 우리는 크게 울수록 엄마가 빨리 왔다는 것을 배웠다. 이 전략이 기억창고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네가 좌절할 때는 주변을 자극해라. 누군가 널 구하러 올 때까지 기분 나쁘게 굴어라."

이것이 프로이트가 말한 반복적 강박(Repetition Compulsion)이다 — 아무런 효과도 없는 행동을 자꾸 되풀이하는 성향. 그 뿌리에는 이런 무의식적 두려움이 있다. 내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나는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

힘겨루기의 다섯 단계

✦ 사망을 지켜보는 슬픔의 과정과 닮은 다섯 단계
  1. 충격 — "이 사람은 내가 결혼하려던 그 사람이 아니다"
  2. 부정 — 부정적 특성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려는 안간힘
  3. 분노 — 배신감과 고통
  4. 타협 — "당신이 X를 해 주면, 나도 Y를 해 볼게"
  5. 자포자기 — 관계 안에서 행복을 찾을 희망을 놓음

이 지점에 다다른 커플의 절반은 관계를 끝낸다. 유지하기로 한 부부들의 다수는 겉으로만 부부인 보이지 않는 이혼 상태로 살아간다. 힘겨루기를 실제로 해결하고 관계를 만족스럽게 이어 가는 커플은 5% 미만이라고 저자는 관찰한다.

긴 호흡으로 이어 읽기 — 제1부 정리본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