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ing the Love You Want · Part I

제1부 · 무의식적인 파트너십 — 다섯 장의 흐름을 한 페이지에 —

"우리는 왜 이 사람과 사랑에 빠졌을까?" 하빌 헨드릭스와 헬렌 라켈리 헌트가 제1부에서 풀어놓는 대답은 뜻밖에도 어린 시절에서 온다. 오래된 뇌, 잃어버린 자아, 이마고, 로맨틱한 사랑의 착시, 그리고 그것이 부서지며 시작되는 힘겨루기 — 다섯 장을 통과하는 하나의 이야기를 정돈해 두었어.

I · Overview

제1부 한눈에 보기

다섯 장의 흐름
  • 사랑에 빠진 진짜 이유 — 오래된 뇌가 파트너와 부모를 혼동했다
  • 어린 시절의 상처 — 잃어버린 자아 · 거짓 자아 · 거부된 자아
  • 이마고 — 어린 시절 양육자들의 이미지가 혼합된 실루엣
  • 로맨틱한 사랑 — 부인·전이·투사의 혼합체
  • 힘겨루기 — 착시가 부서지고 시작되는 주도권 잡기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

"이 결혼(파트너십)의 무의식적 목적은 무엇인가?"

저자들의 답: 어린 시절 미해결된 상처를 함께 치유하기 위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부모를 닮은 사람을 선택했다.

이 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올릴 때, 갈등의 자리는 성장의 자리로 바뀔 수 있다.

✦ 읽는 순서에 관한 안내 제1부는 다섯 장이지만 하나의 논증이다. 1장에서 오래된 뇌라는 무대를 세우고, 2장에서 그 무대 위 상처의 종류를 밝히고, 3장에서 그것들이 뭉쳐 이마고라는 지도가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4장은 그 지도를 따라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착시를, 5장은 그 착시가 부서지며 시작되는 힘겨루기를 다룬다. 마지막의 다섯 장 요약은 이 여정 전체를 한 문단으로 압축한다.
II · Five Chapters

다섯 장 · 무의식이 사랑을 이끄는 방식

01제1장
당신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진짜 이유
우리가 좋아하는 인간 유형은 바로 우리 마음의 상태를 반영한다. — 오르테가 이 가세트

기존 이론들 — 부분적으로만 맞는 세 가지 설명

부부상담을 시작할 때 저자는 늘 "두 분은 처음에 어떻게 만났느냐"를 묻는다. 어떤 커플은 첫눈에 지진처럼 강렬한 끌림을 겪고, 어떤 커플은 미지근한 우정에서 결혼에 이른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고, 왜 사랑이 깨질 때는 죽음 같은 상실감이 몰려오는가? 사랑에 대한 세 가지 이론이 있다.

  • 생물학적 이론 — 종의 생존을 위한 배우자 선택(젊음·미모 vs 능력·지배력).
  • 교환이론(Exchange Theory) — 자기 수준과 비슷한 점수의 사람을 선택한다.
  • 페르조나(Persona) 이론 —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한다.

세 이론 모두 일리가 있지만 어느 것도 완전한 답이 되지 못한다. 이 이론들만으로는 왜 우리가 그토록 특정한 한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끌리는지, 왜 헤어짐이 죽을 것 같은 상실인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무의식이라는 방대한 하늘

낮에는 별이 보이지 않지만 별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우리의 의식은 늘 활동 중인 무의식 위에 얹혀 있는 얇은 가리개일 뿐이다. 신경과학자 폴 맥린(Paul MacLean)의 삼중 뇌 모델로 이 무대를 그려 볼 수 있다.

  • 뇌간(Brain Stem, 파충류의 뇌) — 호흡·혈액순환·생명 유지의 원천.
  • 변연계(Limbic System) — 감정을 생성한다.
  • 대뇌피질(New Brain) — 의식·논리·계획·판단을 담당한다.

이 책은 뇌간과 변연계를 묶어 '오래된 뇌(Old Brain)'라 부른다. 우리의 무의식적 반응 대부분이 이곳에서 결정된다.

오래된 뇌의 논리 — "내가 지금 안전한가?"

오래된 뇌는 오직 하나의 질문만 한다. "내가 지금 안전한가?" 외부 세계를 어렴풋하게만 인식하고, 눈앞의 사람을 여섯 범주로만 분류한다.

  1. 나를 보살피는 사람
  2. 내가 보살펴야 하는 사람
  3. 나와 성관계를 갖는 사람
  4. 나로부터 멀어지려는 사람
  5. 내게 복종하려는 사람
  6.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래된 뇌에는 직선적 시간 개념이 없다. 어제도 내일도 없고, 과거의 상처가 지금 여기서 여전히 살아 있다. 어릴 때 이모의 집에 잠시 맡겨졌던 아이는 30년 뒤에도 그 이모가 방에 들어올 때 몸이 저절로 굳는다.

사랑에 빠진 진짜 이유

이 지점에서 결정적인 발견이 열린다. 우리가 특정한 사람에게 반복해서 끌리고, 그 사람을 만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이렇다.

당신이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진 진짜 이유는, 당신의 오래된 뇌가 파트너와 당신의 부모를 같은 사람으로 혼동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오래된 뇌는 어린 시절의 심리적·정서적 상처를 보상해 줄 가장 이상적인 후보자를 드디어 만났다고 믿었던 것이다. — 제1장

신경가소성 — 새로운 경로를 만드는 법

1990년대의 신경과학은 뇌가 관계 속에서 변한다는 것을 밝혔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신경 세포들을 잇는 강한 화학적 경로로 기록되고, 비슷한 상처가 반복될수록 그 길은 단단해진다. 저자들은 이를 '가족 후 스트레스 장애(PFSD)'라 부른다 —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오히려 폭발적으로 재연되는 상태.

다행히 방향은 반대로도 열린다. 파트너와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쌓이면 오래된 뇌는 새로운 연결점을 만든다. 낡은 고속도로 옆에 새 고속도로가 놓이는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 옛길엔 잡초가 무성해지고, 새 길이 주된 여행길이 된다.

이것이 이마고 실습이 겨냥하는 지점이다. 두 사람의 사이(the Space in Between)를 안전한 강물처럼 지켜, 서로에 대한 비난과 상처의 말들을 흘려보내지 말고 존중과 안전한 상호작용으로 채운다. 그때 새로운 신경 경로가 열린다.

02제2장
어린 시절의 상처
젊음은 얻을 것도 없지만, 잃을 것 또한 없다. — 헨리 데이빗 소로

본래의 온전함 — 태아의 낙원

우리는 모두 태어나기 전 자궁 안에서 본래의 온전함을 경험했다고 여겨진다. 마틴 부버의 말을 빌리면 "태아의 삶을 살았을 때, 우리는 우주와의 깊은 친교를 이루며 살았다." 이 에덴동산의 상태는 태어남과 함께 갑자기 끝난다.

공생 · 애착 · 에로스

생후 몇 달, 아기는 아직 자신과 세계를 구별하지 못한다. 이어 공생적 관계(Symbiotic Stage)가 열리며 아기는 양육자와 하나로 연결되고 싶은 열망 — 애착 충동 — 을 경험한다. 이 그리스어 에로스(Eros)는 흔히 낭만적 사랑을 뜻하지만, 본래는 '생명력'이라는 더 넓은 뜻을 지녔다.

이 시기에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면서 동시에 연결됨을 느끼는 데 얼마나 성공했는가는, 훗날 모든 인간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위험한 여정 — 반드시 남는 상처

아기의 요구는 끊이지 않는다. 배고픔, 기저귀, 안기고 싶은 몸의 갈망 — 이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채워져야 아기는 세상을 안전한 곳으로 배운다. 어떤 부모도 그 모든 욕구를 완벽히 채우지 못한다. 그래서 누구나 어린 시절의 보이지 않는 상처를 지닌 채 자란다.

고립된 사람과 융합하는 사람 — 뜻밖의 짝짓기

18개월 무렵의 자율과 독립 단계에서 아이는 부모 곁을 벗어나 세상을 탐험하려 한다. 이때 부모의 반응이 두 가지 상반된 성격을 만든다.

  • 고립된 사람 — 자율성이 방해받아 "삼켜질까 봐" 두려워한 아이. 어른이 되어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고, 구속받지 않으려 하며, 널찍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
  • 융합하는 사람 — 편안함을 찾아 다가갈 때 밀쳐진 아이. 정서적 버림받음을 겪었기에 채워지지 않는 친밀감의 갈망을 안고 산다.

참으로 역설적인 것은 이 고립된 사람과 융합하는 사람이 성인이 되어 서로 결혼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때부터 밀고 당기기의 짜증나는 게임이 시작된다.

잃어버린 자아 — 사회화의 상처

어린 시절의 상처에는 또 하나의 결이 있다. 우리가 이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억압해야만 했던 나의 일부다. 사라라는 여성은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너는 오빠만큼 똑똑하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들었다. 15세에 처음 좋은 성적표를 받아 오자 어머니는 "다시는 이런 일이 네게 일어나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사라는 그 후로 이성적 사고를 스스로 잠재웠다. 사고하는 자신을 인정하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반박이었고,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은 곧 생존의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육체적 금기 · 허락되지 않은 감정

몸에 대한 금기(생식기·성적 감각), 그리고 특정 감정(특히 분노)에 대한 금지는 거의 모든 문화에서 공통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으며 자랐다면 그 감정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온전함을 유지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러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을 일부만 인정받은 존재로 자란다.

세 가지 자아

✦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녔던 온전한 자아의 분열
  1. 잃어버린 자아(Lost Self) — 사회의 요구 때문에 억압해야만 했던 나의 일부.
  2. 거짓 자아(False Self) — 그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만든 가식적인 겉모습.
  3. 거부된 자아(Disowned Self) — 거짓 자아의 부정적 부분으로, 인정받지 못해 거부된 자아.

일상의 나로 인식되는 부분은 본래의 성품 일부와 거짓 자아 일부의 결합이다. 잃어버린 자아는 거의 인식되지 않고, 거부된 자아는 의식 바로 아래에서 언제라도 튀어나올 기회를 노린다.

반쪽을 찾아 헤매야 하는 운명

플라톤의 『향연』에는 이런 신화가 있다. 원래 인간은 두 얼굴과 네 팔을 가진 완전한 존재였다. 신들에게 도전한 벌로 제우스는 그들을 둘로 나누었고, 반쪽이 된 인간들은 남은 인생을 자신을 온전하게 해 줄 나머지 반쪽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이 신화가 말하는 이상형은 아무나가 아니다. 그 사람은 내 안 깊은 곳에서 "이 사람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찾던 바로 그 사람이야"라고 인식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찾는 그 사람은 뜻밖에도 부모의 긍정적 성향과 부정적 성향을 모두 지닌 사람이다.

03제3장
당신의 이마고(Imago)
사랑이 그러하듯이, 문학에서도 우리는 사람들의 선택에 놀라게 된다. — 앙드레 모로와

부모의 부정적 특성에 끌리는 이상한 진실

부부상담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파트너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우리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나에게 그러는군!" 저자는 내담자들과 함께 양육자의 성격 특성배우자의 성격 특성을 비교하는 실습을 자주 한다. 결과는 반복적으로 같다. 두 목록은 서로 밀접하고, 특히 부정적 특성이 가장 뚜렷하게 일치한다.

왜 그럴까? 논리적으로는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사람과 결혼해야 맞다. 그러나 배우자 선택을 지시하는 것은 논리적인 새로운 뇌가 아니라 과거에 매인 오래된 뇌다. 오래된 뇌는 어린 시절의 미해결과제를 다시 해결해 보기 위해, 상처받았던 원래 장면으로 우리를 되돌려 세운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 보완적 상대에게 끌림

동시에 우리는 내가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도록 도와줄 사람에게도 끌린다. 내가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논리적인 사람이, 감정이 메말랐다고 느낀다면 풍부한 감정의 사람이 마치 나를 완성해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야기꾼과 조용한 사람, 직관형과 논리형, 무용가와 뻣뻣한 사람 — 커플들 곳곳에서 이 음양의 조화가 보인다.

이마고 — 어린 시절 양육자들의 이미지 실루엣

부모의 특성과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을 상대 — 이 둘을 함께 찾을 수 있게 우리 내면에 이미 이상형의 지도가 있다. 저자들은 이것을 라틴어의 '이미지'에서 따와 이마고(Imago)라 부른다.

이마고란 어린 시절 우리에게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끼쳤던 사람들의 이미지가 혼합된 정보의 실루엣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형제자매, 조부모나 이모·삼촌 — 목소리, 얼굴 표정, 몸 동작, 성격과 재능 — 두뇌의 한 부분은 이 모든 것을 낱낱이 기록해 두었다. — 제3장

이 기록들은 시간이 지나며 뒤섞여 하나의 커다란 실루엣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얼마만큼 로맨틱한 매력을 느끼는지는 대부분 그 사람이 나의 이마고와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린과 피터 — 한 커플의 이마고 지도

Case · 린과 피터

린의 아빠는 훌륭했지만 둔감했다. 네 살의 린을 강에 던져 "수영을 가르치겠다"고 했다. 엄마는 세심했지만 지나치게 비판적이었고, 성(sexuality)에 대해 억압적이었다. 언니 주디스는 유능하고 우상 같았다.

린이 친구 집에서 피터를 만났을 때, 그녀는 마치 그를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피터는 아빠처럼 외향적이고 자신감 넘쳤고, 엄마처럼 비판적이었으며, 아빠처럼 감정을 공감하지 못했다. 또 피터는 자기 몸을 편안하게 놓아둘 줄 알았는데, 이는 린이 잃어버린 자아의 일부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마고 짝이었다.

무의식적 자각 — 몇 분 안에 결정되는 매력

사람들이 첫 몇 분 만에 서로에 대해 놀랄 만큼 많은 것을 알아내는 이유는 무의식적 자각(Unconscious Perception)에 있다. 걸음걸이, 시선을 피하는 태도, 옷차림, 말의 속도, 질문에 대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 이 모든 것을 오래된 뇌는 즉각 이마고와 비교한다. 이 비교의 결과가 로맨틱한 관심의 강도를 결정한다.

이마고가 잘 맞지 않는 커플도 있다. 그들은 열정이 덜한 만큼 싸울 일도 덜하다. 관계가 끝난다면 그 이유는 대개 커다란 고통이 아니라 관심의 소진이다.

04제4장
로맨틱한 사랑 · 일명 '콩깍지가 씌임'
우리 두 사람이 정말 많은 것들을 함께 만들어 낸다. — 오비디우스

사랑에 빠진 세계 — 온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시간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자신들의 시간이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르다고 믿는다. 색깔은 화사해지고, 음식은 맛있어지고, 사람들은 더 친절해 보인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다 — 에너지가 넘치고 낙천적이 되며, 거울 속 자기 얼굴이 새삼 좋게 느껴진다.

부인(Denial) — 첫 번째 도구

연인관계의 초기만큼 부인 기제(Denial Mechanism)가 완전히 맞물리는 시기가 없다. 존이라는 30대 사업가는 셰릴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다. 그러나 셰릴은 식당에서 늘 불평하고, 직장에 대해 사나운 말을 쏟아 내고, 며칠씩 존을 만나 주지 않으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기까지 했다. 존은 그 모든 것을 다르게 해석했다 — 그녀는 대단한 전사이며, 숨 쉴 틈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전이(Transference) — 부모에 대한 감정을 파트너에게

존의 어머니는 늘 수심에 잠겨 있었고 그를 자주 밀쳐 냈다. 어릴 적 존은 벽장 안에 들어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여기서 운다고 나에게 신경 써 줄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어"라고 되뇌었다. 셰릴이 존에게서 거리를 두고 냉담해질 때, 존의 오래된 뇌에는 셰릴이 곧 어머니였다. 그녀의 관심을 얻기 위한 필사적 노력은 어린 존이 어머니의 관심을 얻으려 울던 것의 성인 판이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속성을 다른 사람에게 덮어씌우는 심리학적 용어가 전이(Transference)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양육자와 가장 닮은 사람을 파트너로 골랐으므로, 부모에 대한 감정을 파트너에게 전이하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투사(Projection) — 자신의 그림자를 상대에게

존은 셰릴에게 또 끌렸다. 셰릴의 신랄한 비판이 존의 억압된 분노와 다시 접촉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존은 어릴 때 화를 낼 수 없었다. 셰릴을 통해 그는 자신이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대리로 경험할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도 나눈다. 하루는 복도에서 걸어 내려가는 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이 세상에서 가장 거만한 인간"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정면에서 만난 그 사람 로버트는 사려 깊고 겸손했다. 로버트에게 처음 비추어졌던 그 거만함은 사실 저자 자신의 일부 — 심리치료사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억눌러 놓았던 그 부분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부인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쏘아 보내는 것을 투사(Projection)라 한다.

로맨틱한 사랑의 정의

✦ 로맨틱한 사랑 = 세 가지의 혼합체
  1. 파트너에게 부모에 대한 감정을 전이했다.
  2. 자신의 감추어 놓았던 부분들을 파트너에게 투사했다.
  3. 파트너가 나에게 야기한 고통을 부인했다.

"우리는 사실 그 사람에게 투사된 이미지와 사랑에 빠졌을 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나르시스처럼, 우리는 상대에게 반사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

프시케와 에로스 — 등불이 밝혀지는 순간

그리스 신화의 프시케는 어둠 속에서만 자신을 찾아오는 에로스의 정체가 궁금해 등불을 밝혔다. 뜨거운 기름 방울에 잠에서 깨어난 에로스는 창밖으로 날아가 버렸고, 프시케는 다시 황량한 산꼭대기 바위에 홀로 남겨졌다. 이 신화가 말하는 진실은 이렇다. 로맨틱한 사랑은 무지와 환상 위에서 자란다. 등불을 밝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신이 아니라 흠도 많고 탈도 많은 연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05제5장
힘겨루기 · 주도권 잡기
나는 당신이 없으면 못 살겠지만, 그렇다고 당신과 함께 살 수도 없다. — 오비디우스

반전 현상 — 어떻게 사랑이 변하는가

"나와 결혼해 줘요!" 이런 말이 오갈 무렵이면 이미 사랑을 갈망하던 구애의 춤은 끝을 향한다. 한때 매력이었던 파트너의 특성들이 어느 순간 거슬리는 것이 된다.

  • 아내의 보수적인 성격 → 얌전 빼는 내숭
  • 남편의 조용한 성향 →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냉담함
  • 아내의 외향적 성격 → 자기 영역의 침범

왜 이런 반전이 일어날까? 처음엔 파트너의 보완적 특성이 나의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아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특성들이 내 안에 억압되어 있던 감정과 속성을 흔들어 놓기 시작한다. 억압된 자아가 튀어나올 것 같은 위협을 느낀 우리는, 파트너를 부모가 우리를 억압했던 방식과 똑같이 억압하려 든다.

하빌의 신혼여행 이야기

Case · 하빌

첫 결혼 신혼여행 둘째 날, 남부 조지아 해안. 아내는 조개를 찾으러 60~70미터 앞에서 몸을 숙이고 있었다. 어깨가 조금 처져 있었다. 그 순간 저자는 충격에 가까운 불안과 함께 "내가 결혼을 잘못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스쳤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상담 중 저자는 아홉 자녀를 키우느라 지친 어머니의 등을 떠올렸다. 앞치마를 두르고 난롯가에 서 있는 어머니, 어깨가 처져 있고 그를 위해 남겨진 에너지가 없던 그 등. 아내의 실루엣이 어머니의 등과 겹쳐지자, 그는 결혼이 지친 어머니와 함께한 어린 시절의 반복이 되겠구나 하는 예감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캐서린과 버나드 · 릴리안 — 세 가지 재연

결혼 28년 차의 캐서린과 버나드는 늘 같은 싸움 핵심장면(Core Scene)을 반복했다. 캐서린이 버나드의 침묵을 참지 못해 잔소리를 퍼붓고, 버나드가 화를 내며 자리를 뜨는 장면. 상담에서 캐서린은 처음으로 자신이 버나드의 침묵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 두려움의 뿌리는 우울에 빠지면 몇 주간 말이 없다가 사소한 실수에도 딸을 때리던 아버지에게 있었다. 캐서린은 아버지와 겉모습이 닮은 버나드를 골라, 어린 시절의 두려움을 다시 해결하려 무의식적으로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버나드는 사실 폭력적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내성적이었을 뿐이다.)

릴리안이라는 여성은 새아버지가 언니를 혁대로 때릴 때 문 밖에서 떨어야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언니와 단둘이 있을 때 릴리안 자신도 새아버지처럼 언니를 경멸했다. 새아버지의 분노와 경멸은 그녀에게 가장 강력한 힘의 상징으로 각인되었고, 결국 그것은 그녀 자신의 성격 일부가 되었다. 훗날 그녀가 폭발적인 분노를 지닌 남자에게 끌린 것은 필연이었다 — 그 특성은 남편의 표상이자, 그녀 자신이 부인해 온 자기의 일부이기도 했다.

힘겨루기의 세 가지 원인

✦ 로맨틱한 사랑의 환상이 사라진 뒤 일어나는 일
  1. 파트너의 특성이 나의 억압된 행동과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2. 파트너가 나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다시 건드린다.
  3. 내가 거부된 자아(자신의 부정적 특성)를 상대방에게 투사한다.

이 모든 상호작용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저 혼란과 화, 불안, 우울,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뿐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불행을 파트너 탓으로 돌리게 된다. 그러나 파트너는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

사랑이라는 무기 — 반복적 강박

왜 우리는 원하는 것을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 그가 나를 더 사랑해 줄 거라고 믿는가? 다시 오래된 뇌 때문이다. 아기 때 우리는 크게 울수록 엄마가 빨리 왔다는 것을 배웠다. 이 전략이 기억창고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네가 좌절할 때는 주변을 자극해라. 누군가 널 구하러 올 때까지 기분 나쁘게 굴어라."

이것이 프로이트가 말한 반복적 강박(Repetition Compulsion)이다 — 아무런 효과도 없는 행동을 자꾸 되풀이하는 성향. 그 뿌리에는 이런 무의식적 두려움이 있다. 내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나는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

힘겨루기의 다섯 단계

✦ 사망을 지켜보는 슬픔의 과정과 닮은 다섯 단계
  1. 충격 — "이 사람은 내가 결혼하려던 그 사람이 아니다"
  2. 부정 — 부정적 특성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려는 안간힘
  3. 분노 — 배신감과 고통
  4. 타협 — "당신이 X를 해 주면, 나도 Y를 해 볼게"
  5. 자포자기 — 관계 안에서 행복을 찾을 희망을 놓음

이 지점에 다다른 커플의 절반은 관계를 끝낸다. 유지하기로 한 부부들의 다수는 겉으로만 부부인 보이지 않는 이혼 상태로 살아간다. 힘겨루기를 실제로 해결하고 관계를 만족스럽게 이어 가는 커플은 5% 미만이라고 저자는 관찰한다.

III · The Summary

제1부 · 다섯 장의 요약

책 안에도 제5장 끝에 저자들이 직접 정리해 둔 요약이 있다. 다섯 장을 한 문단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는 두 가지 기본 이유에서 파트너를 선택한다. ① 파트너는 우리 양육자들의 긍정적·부정적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② 파트너는 우리 존재의 긍정적인 부분들 중 어린 시절에 차단된 부분을 보상해 준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파트너가 우리의 대리부모가 되어 어린 시절에 박탈당한 요소를 다시 채워 줄 것이라 기대하며 관계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 작전은 통하지 않는다. 사랑에 빠졌지만 완전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작전이 실패한 이유가 파트너가 일부러 내 필요를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고 화를 낸다. 파트너의 부정적인 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자신의 거부된 부정적 특성을 상대방에게 투사하며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우리는 파트너를 성가시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 결론짓는다. 아기 때 크게 울수록 엄마가 왔던 그 원리 그대로. 그 밑에는 죽음의 공포에 가까운 무의식적 믿음이 깔려 있다.

겉으로 로맨틱한 사랑힘겨루기는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 놓인 주제는 여전히 같다. 두 사람은 본래의 온전함을 회복할 방법을 찾고 있고, 파트너가 나를 온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에 매달려 있다. 다른 점은 하나다 — 이제 파트너가 그 사랑을 유보하고 있다고 인식된다는 것.

그렇다면 이 혼란의 미로에서 벗어날 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다음 장 —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 — 에서 이 물음에 답을 시작한다.

✦ 정리 대상 — 한국어판 제1부 · 무의식적인 파트너십(제1장~제5장)

Harville Hendrix & Helen LaKelly Hunt, Getting the Love You Want: A Guide for Coup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