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ing the Love You Want · Part II

제2부 ·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 — 일곱 장의 흐름을 한 페이지에 —

제1부가 "우리는 왜 이 사람과 사랑에 빠졌는가"를 밝히는 진단이었다면, 제2부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야. 무의식이 이끌던 자리에 의식을 세우고, 탈출구를 닫고, 서로의 말을 반영하고, 안전지대를 만들고, 두 사람만의 교육과정을 짜는 일 — 일곱 장을 통과하는 하나의 실천의 길을 정돈해 두었어.

I · Overview

제2부 한눈에 보기

일곱 장의 흐름
  • 의식적으로 깨어나기 — 오래된 뇌의 목표를 새로운 뇌의 방법으로
  • 헌신에 대한 결정 — 탈출구를 닫고 함께 머무르기로 합의하기
  • 더 많이 알아 가기 — 비난을 정보로 바꾸는 이마고대화법
  • 안전지대 만들기 — 통찰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이 감정을 데려온다
  • 두 사람만의 교육과정 — 만성적인 불평에서 행동수정요청으로
  • 신성한 공간 만들기 — 부정성 제로, 그리고 칭찬의 홍수
  • 두 관계의 초상화 — 두 커플이 실제로 통과한 길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

"무의식이 시작한 이 관계를 의식으로 이어받을 수 있는가?"

저자들의 답: 오래된 뇌가 원하는 것(안전·연결·치유)은 옳다. 틀린 것은 그것을 얻으려 쓰는 방법이다.

그래서 제2부는 목표를 바꾸지 않고 방법을 바꾼다. 감정이 바뀌기를 기다리지 않고 행동을 먼저 바꾸는 길이다.

✦ 읽는 순서에 관한 안내 제2부는 일곱 장이지만 하나의 순서다. 6장에서 의식이 깨어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7장에서 그 작업이 가능해지는 조건 — 탈출구를 닫는 헌신 — 을 세운다. 8장은 그 안에서 쓰는 도구(이마고대화법)를, 9·10·11장은 그 도구로 만들어 가는 세 겹의 공간 — 안전지대 · 두 사람만의 교육과정 · 신성한 공간 — 을 다룬다. 12장은 이 모든 것을 실제로 통과한 두 커플의 이야기다. 각 장은 제3부의 이마고 실습들과 직접 연결되니, 마음이 움직이는 장이 있으면 그 장의 실습부터 시작해도 좋다.
II · Seven Chapters

일곱 장 · 의식이 사랑을 이어받는 방식

06제6장
의식적으로 깨어나기 (되어 가기)
결혼생활이 아무런 위기도 겪지 않고, 그저 개인적인 관계로 유연하게 발전해 가는 경우는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 고통이 없는 의식의 탄생은 없다. — 칼 구스타프 융(Carl G. Jung)

오래된 뇌의 목표를 새로운 뇌의 방법으로

제1부가 밝힌 것은 커플 문제의 주원인이 오래된 뇌라는 사실이다. 부모를 닮은 사람을 고르게 한 것도, 투사와 전이의 원천도, 좌절할 때마다 유아기적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오래된 뇌다. 그러나 근원적인 동기 자체는 우리의 행복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오래된 뇌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해 우리를 더 온전한 존재로 이끌려 한다.

문제는 오래된 뇌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모른다는 것이다. 눈먼 동물이 샘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다. 새로운 뇌만이 나의 파트너는 나의 부모가 아니고 오늘은 어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두 뇌를 잇는 작업동맹을 세울 때 힘겨루기의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와플이 탄 아침 — 방어무기를 내려놓기

아침식사 중에 파트너가 와플이 탔다며 시비를 건다. 오래된 뇌는 즉시 맞서 싸우든지 도망치든지 하라고 부추기고, 그 자동반사에 맡기면 다정한 아침은 깨진다. 바로 여기가 새로운 뇌의 자리다. 파트너의 말을 중립적인 어조로 되돌려 주고 그가 화났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한 뒤, 방어적이지 않은 태도로 대안을 제안한다.

이 일에 익숙해지면 중요한 발견에 이른다. 방어무기를 내려놓았을 때가 실제로는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때 파트너가 나를 동지로 느끼기 때문이다.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이란 두 사람 모두를 최대한 성장하게 해 주는 관계다. 온전해지려는 무의식의 충동을 알아차릴 만큼 깨어 있으면서, 그 방향과 의식적으로 협력해 새롭게 만들어 가는 관계다.

✦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의 열 가지 특징
  1. 숨겨진 의도의 인식 — 사랑에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숨은 목적이 있다.
  2. 파트너에 대한 정확한 이미지 — 구원자가 아니라 상처받은 한 인간으로 본다.
  3. 내 욕구를 전달할 책임 — 분명한 의사소통 경로를 스스로 만든다.
  4.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상호작용 — 감정적 대응 대신 건설적 태도를 단련한다.
  5. 파트너의 욕구를 소중히 여김 — 에너지를 상대의 필요 쪽으로 돌린다.
  6. 내 어두운 면 끌어안기 — 나의 부정적 특성을 책임져 투사를 줄인다.
  7. 새로운 기술 배우기 — 비난을 그만둘 때 파트너가 나의 자원이 된다.
  8. 나 자신에 대한 탐색 — 온전함은 내 안에 감추어진 특성을 키울 때 회복된다.
  9. 본성적인 욕구의 자각 — 사랑하고 일체감을 느끼는 능력은 본래 내 것이었다.
  10. 어려움의 수용 — 좋은 관계는 내가 훌륭한 파트너가 되는 데 달렸다.

열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변화하고 성장하겠다는 자발적인 노력이 없다면 나머지 아홉 가지도 결실을 맺지 못한다.

외면화라는 함정

우리는 우유는 마시고 싶지만 소를 키우는 수고는 하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처럼 살고 싶어 한다. 초인적인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는 싶지만 그 사람의 욕구를 채워 줄 책임까지 지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좌절의 원인과 해결책을 밖에서 찾는다. 심리학은 이것을 외면화(Externalization)라 부른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을, 너무나도 더디게 이해한다. — 제6장

이는 감상적인 차원의 말이 아니다. 제1부에서 본 자기 파괴적인 전술과 신념을 내던지고, 사랑과 파트너와 나 자신에 대한 관념 전부를 바꾸어야 한다는 뜻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

그 길목을 가로막는 것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정해진 일상을 깨는 것이면 무엇이든 오래된 뇌에는 경종이 울린다. 5년을 인공 유리관에서 살았던 한 소년은 관이 열리던 날 구석에 웅크린 채 나오려 하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밖을 탐험하려는 욕구보다 강했던 것이다. 상담실을 찾는 커플들은 제한적인 관계 속에서 10년, 20년, 때로는 40년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약속의 땅

400년을 이집트의 노예로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은 "당신들은 노예가 아닙니다"라는 모세의 말을 듣고서야 자신들의 속박을 깨달았고, 그러자 오히려 불안해졌다. 홍해 앞에서도 사막에서도 그들은 번번이 모세를 원망하며 이집트를 그리워했다.

  •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채 살아간다 — 잠에 취한 사람처럼 틀에 박힌 관계를 반복하며 그 불행을 파트너 탓으로 돌린다.
  • 우리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의 포로다 — 다만 커플들의 적은 내부에 있다. 의식으로 올라오겠다고 위협하는 거부된 자아다.
  • 우리는 희생 없이 보상만 바란다 — 결혼하는 것만으로 모든 고통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그들은 약속의 땅을 새로운 현실을 창조할 기회로 볼 수 있었을 때에야 그 땅에 발을 들여놓았다. 우리도 사랑의 관계를 나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도구로 바라볼 때 비로소 무의식의 열망을 채운다.

07제7장
헌신에 대한 결정: 탈출구를 닫아라!
내 남은 여생 동안 나와 함께할 삶, 그것은 바로 결혼이라는 아주 불가사의한 삶이다. — 드니 드 루즈몽(Denis De Rougemont)

문제 밑의 문제 — 초점을 '관계의 질'로

커플이 처음 상담실에 들어올 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두 사람이 그들 사이의 활기찬 연결을 잃어버렸다는 것. 신혼부부든 노년의 부부든 사정은 같다. 되돌리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예전에는 의사소통·섹스·돈 가운데 주된 문제를 판별해 행동 계약을 맺게 했다. 그런데 힘겨루기를 넘어서는 커플은 거의 없었다. 표면 밑에 더 큰 주제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에 관계가 깨어지는 경험을 했고, 친밀한 파트너를 만나면 그 경험이 재연된다.

설리반은 개인의 내면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중요하다고 했고, 마틴 부버는 '나'와 '너'가 아니라 그 사이의 하이픈, 곧 둘 사이의 신성한 공간을 말했다. 초점을 개인의 갈등에서 관계의 질로 옮겨 관계가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물었을 때 부부치료는 향상되었다.

열두 번의 약속과 부부관계 비전

첫 단계는 두 사람이 똑같이 치료 과정에 헌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연속 12회의 상담에 동의하도록 요구한다. 대부분의 커플은 다섯 번째 회기 전에 그만두는데, 그때쯤 무의식적인 문제들이 드러나 불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12회에 대한 헌신은 그 회피를 싹부터 잘라 낸다. 이어지는 작업은 부부관계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비전은 '우리'로 시작하는 긍정문을 현재 시제로 쓰고, 기도하듯 매일 읽어 잠재의식에 각인시킨다.

함께 머무르기 — 융합하는 자와 고립하는 자

이어 12주 동안 함께 머물러 있겠다는 약속을 요청한다. 작업할 관계가 없으면 관계치료도 불가능하다. 별거·자살·살인·정신착란이라는 네 가지 도망가는 길을 막는 결단이다.

같은 합의에 두 사람은 종종 정반대로 반응한다. 안도하는 쪽은 애착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융합하는 사람이고, 위협을 느끼는 쪽은 자율성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고립하는 사람이다. 한쪽이 침입하면 다른 쪽이 물러나고 한쪽이 떠나면 다른 쪽이 쫓는다. 같은 극끼리 밀치는 두 개의 자석과 같다. 그런데 석 달을 실제로 머무르면 고립하던 쪽이 오히려 여유로워진다.

아주 교묘한 탈출구들

파국까지 가져오지 않는 탈출구(Exits)는 찾아내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관계의 친밀감을 그리로 흘려보낸다.

Case · 실비아와 리카르도

3년 넘게 성관계가 없던 이 부부에게 둘 다 좋아할 일을 하루 함께 해 보라는 과제를 냈다. 그들은 출발 직전 친구를 부르는 문제로 한 시간을 싸웠고, 저녁에는 연주자 앞자리에 앉아 대화를 포기했다. 하루를 같이 보내면서도 서로에게 틈을 내주지 않는 보이지 않는 이혼이었다.

"당신의 배우자는 어떤 식으로 당신을 피하나요?"라는 질문 하나로 300가지가 넘는 대답을 얻었다. 소파에서 잠자기, 주말마다 낚시 가기, 싸움 걸기. 힘겨루기에 빠진 커플은 친밀감이 불가능하도록 삶을 짠다.

왜 친밀함을 피하는가 — 분노와 두려움

이유는 두 가지, 분노두려움이다. 파트너의 헌신이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을 때 배신감이 올라오고, 방어벽을 세운 채 관계 밖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배고픈 소가 담장 밖으로 목을 내밀고 풀을 뜯으려는 것처럼. 또 하나는 어린 시절의 고통이 반복될 것 같은 두려움이다. 만족이 유보되면 오래된 뇌는 파트너를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 분류한다. 이때는 소가 아니라 사자를 보고 도망가는 양이다.

탈출구를 닫아라 — 네 가지 서약

탈출구란 감정을 대화로 표현하기보다 다른 행위로 풀어 내는 것이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기보다 직장에 밤늦게까지 앉아 있는 편이 쉽다. 그래서 단계적 변화의 원칙에 따라 쉬운 것부터 줄여 간다. 헷갈릴 때는 이렇게 묻는다. "이 활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파트너와 보낼 시간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아닐까?" 확인한 탈출구는 이마고대화법으로 파트너와 나눈다.

✦ 커플이 차례로 통과하는 네 가지 서약
  1. 최소한 12회의 상담 참석 — 불안이 올라올 때의 회피를 잘라 낸다.
  2. 부부관계 비전의 확정 — '우리'로 시작하는 긍정문을 매일 읽는다.
  3. 일정 기간 함께 머물기 — 별거·자살·살인·정신착란의 문을 닫는다.
  4. 탈출구의 점진적 폐쇄 — 행동으로 풀던 감정을 말로 옮긴다.

부부가 어린 시절 상처의 대부분을 파악하고 치유하는 것은 일평생을 함께 지내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첫 관계를 삐걱거리게 만든 무의식적 욕구를 모르면 다음 관계도 같은 암초에 좌초한다. 저자들이 결혼의 지속을 지지하는 것은 도덕이 아니라 심리의 이유에서다.

부부가 정절을 지키는 것과 헌신에 대한 맹세는 두 사람 모두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만들어 주는데, 이러한 안전감이 부부로 하여금 자신들의 무의식적인 주제와 어린 시절의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게끔 이끌어 준다. — 제7장
08제8장
나 자신과 파트너(배우자)에 대해 더 많이 알아 가기
당신은 진리를 알게 될 것이고, 그리고 진리는 당신을 자유롭게 해 줄 것입니다. — 요한복음 8장 32절

두 개의 눈으로 보기

파트너에게도 그 사람만의 관점이 있고 그것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머리로는 인정해도 감정으로는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는 내가 세상을 가장 정확히 보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하고, 파트너가 동의해 주지 않으면 그가 뭘 모르거나 왜곡된 시각을 가졌다고 여긴다.

Case · 진과 주디

아내를 늘 "그건 사실이 아니야"라고 가로막던 진에게, 하빌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함께 듣게 했다. 진에게는 바다가, 주디에게는 폭풍 구름이 떠올랐다. 이번엔 상대의 관점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으며 다시 들어 보라고 하자 두 사람 모두 처음엔 듣지 못한 것을 들었다. 두 관점은 각각 타당하고, 현실은 각자가 아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감추어진 지식의 원천 — 비난을 정보로 바꾸기

파트너의 다른 관점을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나의 지식의 원천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일상의 세세한 부분이 다 정보의 광산이 된다. 숨겨진 정보가 드러나는 최적의 순간은 뜻밖에도 비난을 쏟아붓고 있는 바로 그때다.

비난을 들을 때 우리가 고통스러운 이유는, 그것이 대체로 정곡을 찌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 제8장
✦ 비난 속에 담긴 네 가지 원칙
  1. 나에 대한 파트너의 비난에는 어느 정도의 근거가 있다.
  2. 내가 반복해 내뱉는 비난은 대개 나 자신의 충족되지 못한 필요를 위장한 발언이다.
  3. 그 비난의 일부는 나의 거부된 자아를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4. 또 일부는 나의 잃어버린 자아를 확인하도록 돕는다.

계획성이 없다고 남편을 나무라는 아내는, 그 아래에 "왜 날 돌보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야?"라는 어린아이의 울부짖음을 감추고 있을 수 있다. 혹은 자신도 다른 방식으로 계획적이지 못하거나, 반대로 좀 더 즉흥적이고 싶은 소망을 담고 있을 수도 있다. 예수의 말처럼, 형제의 눈에 있는 티끌보다 내 눈의 들보를 먼저 걷어 내는 일이다.

의사소통의 두 장벽 — 각자의 사전, 그리고 부인

첫 번째 장벽은 의미론이다. 자란 가정이 다르므로 우리는 저마다 자기만의 어휘 목록을 지닌다. 한 가족에게 "테니스를 치자"는 낡은 라켓으로 공원에서 공을 주고받자는 뜻이고, 다른 가족에게는 실내 코트를 예약해 승부를 가리자는 뜻이다. 마크의 잘못을 굳이 찾자면 아내와 똑같은 언어를 쓰고 있다고 믿은 것뿐이다.

두 번째 장벽은 부인(Denial)이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결혼 전부터 거듭 말해 온 아내에게 조셉은 "농담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우리는 환상을 지키려고 파트너를 비난하고 가르치고 위협하고 무시하고 분석한다. 이것은 이미 파트너의 어린 시절에 양육자가 했던 일이며, 우리는 그 상처 위에 다시 부스럼을 내고 있다.

이마고대화법 — 초점 맞추기, 분화, 연결

헬렌과 함께 만들어 낸 이마고대화법(Imago Dialogue)은 세 가지를 이룬다. 파트너가 한 말이 아니라 내 마음속 반응을 듣던 습관을 멈추게 하고, 나와 전혀 다른 내면세계를 사는 사람과 살고 있음을 자각하는 분화(Differentiation)로 이끌며, 갈등 중에도 깊은 감정적 연결을 만든다.

✦ 이마고대화법의 세 단계
  1. 반영하기(Mirroring) — 들은 말을 그대로 되돌려 주고 확인한 뒤 "좀 더 이야기해 줘요."로 이어 간다.
  2. 인정하기(Validation) — 상대의 말에 내재된 논리를 알아준다. 동의하거나 내 의견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3. 공감하기(Empathy) — 말 뒤의 감정을 상상해 확인한다. 같은 경험을 하지 않고도 이해하는 능력이다.

듣는 사람만의 몫은 아니다. 말하는 사람의 책임도 있다. 나를 주어로 말하고, 성격이 아니라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듣는 사람이 감당할 만큼 감정의 강도를 조절한다.

이마고 정밀작업과 부모-자녀 대화법

이마고 정밀작업(Imago Workup)은 회상을 통해 양육자의 긍정적·부정적 특성과 내가 받지 못한 것을 떠올려 적고, 그것을 이마고대화법으로 나누는 작업이다. 여기서 얻은 정보가 곧 나의 이마고를 이룬다. 듣는 사람에게 허용되는 말은 반영뿐이며, 해석도 비교도 하지 않는다.

마야 콜먼이 더한 부모-자녀 대화법에서는 한쪽이 양육자를, 다른 한쪽이 어린아이를 맡는다. "나와 사는 게 어떠니", "무엇이 가장 상처가 되었니", "무엇을 받고 싶었니"를 묻고 따뜻하게 반영한 뒤 역할을 바꾼다. 받아 주는 사람은 위니컷이 말한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된다. 실제 부모의 반응과 너무 달라서 바로 그 새로운 경험을 통해 오래된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한다. 커플이 서로의 치유자가 되는 길이다.

09제9장
두 사람(커플, 부부)만의 안전지대를 만들어 가기
완전한 사랑이란, 그 사람의 불행해진 모습을 통해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통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두 사람을 성장의 길로 이끄는 일은 헛수고다. 먼저 필요한 것은 서로의 친구이자 협력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랑과 연민은 상담의 처음이 아니라 끝 무렵에야 오지 않는가.

전통적인 정신분석은 감정의 장벽만 걷어 내면 관계가 저절로 성숙해진다고 보았다. 질병 하나를 고치면 건강이 돌아온다는 의학적 모델이다. 그러나 결혼관계를 좌지우지하는 유전자 코드 같은 것은 없다. 오래 사랑하는 관계는 생물학적 조건 위에 세워진 문화적 부산물이다. 상처를 알아차리는 일은 중요하지만, 부부는 비생산적인 행동을 더 효과적인 행동으로 대체하는 법까지 배워야 한다.

돌봄 행동과 재로맨스화 — 행동이 감정을 데려온다

리처드 스튜어트의 '특별히 마음 써 주는 날'은 상대가 나를 기쁘게 해 줄 구체적인 방법을 각자 목록으로 적고, 서로에 대한 감정과 상관없이 매일 몇 가지씩 실행하게 한다.

Case · 해리엇과 데니스

아내는 남편이 떠날까 두려워 다른 남자들과 시시덕거렸고, 남편은 냉정한 침묵으로 일관하다 아우디를 몰고 집을 빠져나가곤 했다. "가식 같다"면서도 두 사람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서로를 대해 보기로 했다. 다음 상담에서 데니스는 데이지와 카드를 건네던 순간 정말로 아내를 아끼는 마음이 들었다고 보고했다.

하빌은 이를 확장해 다시 처음처럼 낭만적으로 사랑하기(재로맨스화)를 만들었다. 사랑스러운 행동의 횟수를 인위적으로 늘리자, 거의 예외 없이 커플들은 상대를 더 안전하게 느끼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이 단순한 실습이 그토록 강력한 이유

✦ 재로맨스화가 작동하는 네 가지 이유
  1. 오래된 뇌의 재분류 — 반복되는 긍정적 행동이 배우자를 위협의 원천에서 삶의 근원으로 다시 분류한다.
  2. 텔레파시 환상의 해체 —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한다는 유아기적 믿음을 버리고 정확히 말로 나눈다.
  3. 꼬리표 없는 선물 — 물물교환도 점수 매기기도 아닌 행동만이 선물로 받아들여진다.
  4. 내 취향이 아니라 상대의 취향 — 나를 기쁘게 하는 것과 파트너를 기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남편의 마흔 살 생일에 성대한 깜짝 파티를 연 아내는 황금률을 곧이곧대로 지킨 셈이다. 남편이 원한 것은 가족과의 조용한 저녁이었다. 이 실습은 파트너가 대접받고 싶어 하는 그대로 그 사람을 대접하도록 훈련시킨다.

우리의 오래된 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은, 거기에 어떠한 꼬리표도 붙어 있지 않은 그런 사랑뿐이다. — 제9장

뜻밖의 돌봄, 그리고 함께 노는 시간

몇 달이 지나면 그 효과는 담담한 일상이 되어 버린다. 무작위적 강화(Random Reinforcement)의 원리대로, 아무리 기분 좋은 행동도 예측 가능하게 반복되면 힘을 잃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트너의 희망과 꿈에 귀 기울여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뜻밖의 돌봄 행동 목록을 준비한다.

여기에 매주 활기를 북돋워 주는 활동이 더해졌다. 뒹굴기, 간지럼 태우기, 마사지, 함께 춤추기처럼 둘이 일대일로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좋다. 조사해 보니 부부가 함께 웃고 노는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10분에 불과했다. 함께 놀 때 오래된 뇌는 이 사람을 자기 생명과 안전에 연결된 존재로 기억한다.

즐거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원수처럼 지내던 부부가 러브레터를 쓰는 일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더 깊은 원인은 우리가 즐거움을 두려워한다는 데 있다. "그렇게 뛰면 안 된다"는 금지 속에서 우리는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배웠다. 칭찬을 곧바로 무효로 만드는 사람, 지시를 이해 못 하겠다는 사람, 바라는 것이 없다는 고립된 사람 — 저항은 여러 얼굴로 나타난다. 처방은 늘 같다. 불안해도 중단하지 말고 친숙해질 때까지 반복할 것.

통찰력과 행동의 변화는 하나로 결합되어야 한다

통찰만으로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이유를 모른 채 행동만 바꾸는 것도 소용이 없다. 가장 효과적인 부부상담치료는 이 두 가지를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다. 무의식적 동기를 더 많이 알아차리고 그 통찰을 배려와 돌봄의 행동으로 전환할 때, 비로소 의식이 깨어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10제10장
두 사람(커플, 부부)만의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인생의 가장 큰 비밀 중 하나는,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은 내가 그 사람을 위해 진짜 도움이 되는 일을 했을 때뿐이라는 사실이다. —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

좋은 감정이 오래가지 않는 이유

'다시 처음처럼 낭만적으로 사랑하기'를 몇 주 실행하면 커플은 다시 강한 결속을 느낀다. 그런데 바로 그 무렵, 애당초 두 사람을 상담실로 오게 만들었던 그 문제가 또 고개를 든다. 기분 좋은 상호작용이 늘면서 서로를 다시 '나를 온전하게 해 줄 이상적인 배우자'로 간주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번 씁쓸한 사실을 확인한다. 내가 배우자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하필 그 배우자가 가장 잘 못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기애도, 우정도 답이 아니었다

자기애(Self-Love)로 그 결핍을 스스로 채우려는 시도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기였을 때 고통과 기쁨은 늘 외부에서 들어왔고, 오래된 뇌는 그 수동적인 세계관에 얼어붙어 있다. 구원은 '내부'의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돌보아짐을 통해 얻는 결과다.

그렇다면 그 사랑이 꼭 배우자여야 할까. 애정표현이 없는 엄마에게서 자란 메리는 모성애가 강한 친구 수잔의 품에서 위안을 얻었지만 치유되지는 않았다. "수잔은 내가 포옹하고 싶어 하는 그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가 찾는 사랑은 무의식이 부모와 혼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마고 짝(Imago Match)에게서 와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포옹은 인공감미료와 같아서, 미각은 속아도 몸은 영양가를 얻지 못한다.

치유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해야 한다

그러나 배우자는 하필 부모와 똑같은 부정적 특성을 지닌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나를 치유하는가. 대답은 하나뿐이었다. 우리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해야만 한다.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그것이 배우자가 해 주기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바로 그 부분이 배우자가 반드시 성장해야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배우자의 치유를 위해서 기꺼이 노력하다 보면, 나 자신의 반드시 치유되어야 할 그 핵심적인 부분 또한 동시에 회복이 된다. — 제10장

만성적인 불평이 곧 교육과정이다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는 어떻게 잡아낼까. 부부는 비난은 잘하지만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재주는 없다. 그래서 서로를 어떻게 비난하는지를 들여다본다. "당신은 절대로 ∼한 적이 없잖아" 같은 불평의 핵심에는 애정·지지·보호·독립·따뜻함에 대한 애원이 숨어 있다. 그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꾼 목록이 곧 두 사람이 앞으로 함께 작업해 나갈 교육과정이다.

행동수정요청(BCR) — 비난을 요청으로

이 대화는 좌절과 그 밑의 감정, 어린 시절의 기억과 두려움을 확인하고, 상대가 그것을 반영·인정·공감한 뒤, 막연한 소망을 작은 행동으로 쪼갠다. 요청은 계약이 아니라 선물이며, 받는 사람은 난이도를 스스로 매기고 할지 말지를 자유롭게 선택한다. 그 자유가 있기에 저항이 풀린다.

✦ SMART 요청의 다섯 가지 조건
  1. Specific(구체적) — 무엇을 어떻게 할지가 분명할 것.
  2. Measurable(측정 가능) — 했는지 안 했는지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
  3. Achievable(실행 가능) — 바로 행동으로 옮길 크기일 것.
  4. Relevant(연관성) — 어린 시절의 미해결과제와 이어져 있을 것.
  5. Time-limited(기간 한정) — 부담이 아니라 실험이 되도록.

상대를 치유하며 내가 자란다

Case · 멜라니와 스튜어트

멜라니가 가장 원한 것은 스튜어트가 혼자 쓰는 침실을 포기하는 일이었고, 그것은 그가 가장 꺼리는 일이었다. 한 달간 시험 삼아 함께 자기로 한 그는 첫 주엔 덫에 걸린 느낌이었으나 셋째 주엔 꽤 괜찮아졌고, 몇 달 뒤에는 "이제 혼자 있으면 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애정 따위는 필요 없다고 여기며 적응해 온 그가, 마지못해 아내의 필요에 응하다 자기 자신의 감추어진 욕구를 발견한 것이다.

대부분의 커플은 같은 필요를 지니되 한쪽만 그것을 표현한다. 부인하던 쪽이 저항을 넘어 상대의 욕구를 채워 줄 때, 요청한 사람은 어린 시절의 필요를 해결하고 변화한 사람은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는다. 오래된 뇌는 그 행동이 밖을 향한 것인지 안을 향한 것인지 구별하지 못한다. 배우자를 더 사랑할수록 오래된 뇌는 그것을 우리 자신을 위한 일로 이해한다.

물론 저항은 따라온다. 모든 소망 밑에는 그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는 내면의 목소리는 일부러 싸움을 걸어 바라던 사랑에서 스스로 멀어지게 만든다. 넘어서는 길은 반복뿐이다.

이 대화가 일상이 되면 관계는 힘겨루기를 지나 변혁의 단계로 나아간다. 그때의 사랑은 그리스어 아가페(Agape)다. 생명의 힘인 에로스가 방향을 배우자에게로 돌려 자기를 초월할 때, 과거의 고통은 지워지고 두 사람은 본래의 온전함을 함께 경험한다.

11제11장
두 사람(커플, 부부)만의 신성한 공간 만들기
말하기 전에, 자신에게 물어보라. 이 말이 꼭 필요한 것일까? 내가 지금 하려는 말이 사실인가? 차라리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게 더 낫진 않을까? — 쉬르디 사이 바바(Shirdi Sai Baba, 인도의 고행자)

안전감이 먼저다

안전감이 없으면 마음속 말을 꺼낼 수 없고, 감정을 표현할 수 없으며,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때 우리는 방어한다. 지금까지의 다섯 과정이 모두 그 공간에 안전감을 짓는 일이었다.

✦ 두 사람 사이에 안전감을 조성하는 다섯 과정
  1. 탈출구(Exits) 닫기 — 친밀감을 막는 통로를 줄인다.
  2. 이마고대화법 — 반영·인정·공감으로 이해한다.
  3. 돌봄 행동 —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돌본다.
  4. 부모-자녀 대화법 — 어린 시절을 나눈다.
  5. 행동수정요청(BCR) — 비난을 요청으로 바꾼다.

분노를 쏟아 내게 하는 실습을 폐기하다

1988년 초판에는 좌절을 노골적인 분노로 증폭시켜 표현하게 하는 '충분히 담아두기 연습'이 있었다. 감정을 쏟아 내면 후련해진다는 모델에 기초한 것이었으나 결과는 엇갈렸고, 어떤 커플은 오히려 갈등이 커졌다. 헬렌과 하빌은 개정판에서 이를 삭제했다.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 분노를 터뜨리게 하는 것은, 치료사의 감독 아래라 해도 이로움보다 해로움이 크다.

오래된 뇌는 배우자의 분노가 임상적 연습임을 구분하지 못해 받는 사람이 겁을 먹는다. 게다가 화를 쏟아 낸 사람은 다음 날 더 화가 나 있었다. 자극받는 경로는 굵어지기 때문이다. 화를 터뜨리는 일은 거품을 불어 날리는 것이 아니라 불에 바람을 넣는 일이다. 더 많이 불수록 불꽃은 뜨거워진다.

그래서 지금은 분노보다 그 밑에 놓인 감정, 곧 어린 시절의 슬픔이나 두려움을 나누도록 돕는다. 수용해 줄 파트너 앞에서 표현된 감정은 적대감을 완화시킨다. 커플은 마침내 서로를 '나쁜' 사람이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으로 보게 된다.

파트너 안아 주기

엄마가 아이의 얼굴을 자신의 심장 위에 놓고 끌어안는 자세에서 온 실습이다. 한 사람이 편안히 앉고 다른 사람은 그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어린 시절의 고통을 들려주면, 안아 주는 사람이 부드럽게 반영해 준다. 이때 오래된 뇌는 배우자를 대리부모로 간주한다. 이 시간만은 잘 받아 주고 결코 비판하지 않는 부모가 되어 보는 것이다. 그런 돌봄 앞에서는 과거의 어떤 고통도 지금 치유될 수 있다.

부정성 제로

커플들은 모든 형태의 부정성을 제거할 때에만 훨씬 더 기쁨을 주는 관계를 갖게 된다. 노골적인 화와 비판만이 아니라 '도움이 되려고 하는' 지적, 묵살하기, 지쳤다는 말투, 나아가 부정적인 생각 자체까지가 대상이다. 우리 안의 안테나는 표정의 미세한 변화까지 찾아내기 때문이다. 부정성이란 결국 파트너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거부하는 것이다.

✦ 파트너가 투사된 이미지에서 멀어질 때 꺼내 드는 무기들
  1. 수치심 주기 — "부끄럽게 여겨야 돼."
  2. 비난 — "당신이 늦었잖아." 부담을 떠넘긴다.
  3. 성격 비판 — "당신은 너무 무정해." 사람 자체를 나쁘게 만든다.
  4. 심리적 영역 침범 — "당신 진심은 그게 아니지."
  5. 절대주의 — "당신은 절대로 ∼한 적이 없지!"

이런 공간에서는 누구도 성장하거나 치유될 수 없다. 게다가 내가 쏟아 낸 부정성은 부메랑처럼 내게 돌아온다. 고함을 듣는 사람에게 코르티솔이 증가하는데, 화를 내는 사람도 똑같이 증가한다.

누가 옳은지를 가려내기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관계'를 선택할 것인가, 그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 제11장

헬렌과 하빌은 '부정성 제로(Zero Negativity)'에 맹세하고, 부정적인 말을 한 사람은 아주 긍정적인 말 세 가지로 그것을 상쇄한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매번 새롭고 구체적이어야 하는 그 말들 덕분에 두 사람은 화가 났을 때 지나쳤던 서로의 놀라운 점을 다시 발견했고, 관계는 훼손하고 싶지 않은 신성한 장소가 되었다.

핵심장면을 재구성하기

되풀이되는 싸움을 핵심장면(Core Scene)이라 부르는 것은, 두 사람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결혼생활에서 재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보라가 공격할수록 잭은 움츠러들고, 잭이 움츠러들수록 데보라는 버림받는 듯해 더 공격한다. 이 교착을 끝내려면 드라마를 새로 써야 한다. 그 싸움을 핵심장면으로 알아보는 것만도 큰 진전이며, 한 가지 행동만 바꾸어도 새로운 해결책이 열린다.

긍정적인 칭찬의 홍수 퍼붓기

마지막 실습은 부정성을 뒤에 남겨 두고 떠나게 해 주는 웅장한 결말이다. 서로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점과 칭찬받고 싶은 자질의 목록을 각자 작성해 교환한 뒤, 받는 사람 주위를 돌며 신체적 특징에서 성격, 해 준 일들로 옮겨 가며 점점 큰 소리로 사랑과 감사를 쏟아붓는다. 성탄절 소원 목록과 같은데, 여기서는 원하는 모든 것을 받는다. 가득 찬 댐의 수문을 활짝 열어 기쁨의 홍수를 쏟아부어 주는 것이다.

12제12장
두 가지 다른 관계의 초상화
행복한 결혼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건 무엇일까? 이 세상의 모든 남자와 여자들이 이 질문의 답을 찾고 있다. 내 생각에, 이 질문의 답은 분명히 찾을 수 있다. 결혼한 두 사람이 서로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찾고, 어떻게 해서라도 그 필요를 채워 주려 하고, 서로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을, 둘이 함께 발견해 가려고 하는 그 과정을 통해서. — 펄 벅(Pearl Buck)

이 책이 나온 자리 — 하빌과 헬렌

목회자로 출발한 하빌에게 신학과 철학과 심리학은 하나의 실상을 들여다보는 세 개의 창이었다. 헬렌을 사로잡은 주제는 나뉘고 깨어져 있음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도달한 결론은 깨어짐의 원인이 분리에 있다는 것이었다. 분리는 착각일 뿐이며, 고립이 초기 관계에서 왔다면 치유도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온다.

두 사람 자신이 '어려운 부부'였고 이혼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결혼을 구한 것은 자신들 사이가 부정성으로 가득 차 있다는 자각, 그리고 부정성 제로에 헌신해 매일 저녁 함께 확인하며 실천한 일이었다.

앤과 그레그 — 벽 뒤의 사람과 빈집의 아이

Case · 앤 & 그레그

앤은 아침에 일어나 빈집을 확인하고 혼자 학교 갈 준비를 하던 아이였다. 그레그는 애정이 오가지 않는 집에서 자란, 누군가 벽을 뚫고 들어와 주어야만 연결이 시작되는 사람이었다. 그가 앤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자 앤의 오래된 갈망에 불이 붙었고, 그레그는 앤에게서 자기 어머니를 보았다.

힘겨루기의 장면은 이랬다. 울먹이는 앤에게 그레그가 말했다. "난 사람들한테 위로 같은 거 해 주지 않아. 나한테 위로받으려고 하지 마." 앤이 그에게 가장 원했던 것이 그 위로였다.

워크숍에서 상처받은 아이로 상상해 보기를 하다가 그레그는 앤이 상처받은 네 살짜리로 보이기 시작했다. 반영하기를 익히자 되받아치거나 문을 닫는 대신 그녀의 분노를 담아 줄 수 있게 되었고, 행동수정요청은 싸움을 요청으로 바꾸었다. 위로할 줄 모른다던 그가 앤이 듣고 싶어 하던 말을 해 주게 되었다.

케니스와 그레이스 — 같은 상처, 정반대의 방어

Case · 케니스 & 그레이스

둘 다 고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기만의 정체성을 지켜 내야 했다. 케니스는 어머니의 분노를 비켜 가려 '부드러운 사람'이 되었고, 그레이스는 침범에 맞서 반항아가 되었다. 같은 상처에 정반대의 해결책이었고 그래서 서로에게 끌렸지만, 처음의 매력이 그대로 30년 힘겨루기의 원인이 되었다.

케니스의 부드러움 뒤에는 분노가 있었다. 그는 관계 안의 분노를 전부 그레이스에게 투사한 채 비난으로만 화를 내며 거리를 유지했다. 우울과 중년의 위기를 지나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고, 화를 내고도 살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전환점은 그의 심장수술이었다. 그레이스는 자신이 없어져서 그가 나을 수 있다면 떠나겠다고 말했다 — 떠나고 싶지는 않다는 말과 함께. 보상을 바라지 않는 그 사랑 앞에서 케니스는 두 발을 모두 결혼 안에 두기로 했다. 뒤늦게 워크숍에 참석한 두 사람은 부정성 제로 서약과 행동수정요청을 관계의 문법으로 삼았다.

그레이스의 오랜 분노는 케니스가 그녀의 화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 주었을 때 사그라들었다. 케니스가 꼽는 가장 큰 향상은 안전감이다. "우리는 이제 적이 아니고 친구예요."

두 초상화가 함께 말하는 것

한 쌍은 이마고를 만나 3년 만에 주요 갈등을 통과했고, 다른 한 쌍은 30여 년을 자기 방식으로 통과한 뒤에야 이마고를 만났다. 경로는 달랐지만 도착한 지점은 닮아 있다.

✦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
  1. 있는 그대로의 수용 — 자신과 파트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2. 변화와 성장에 대한 결심
  3. 용기 — 자신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
  4. 최고 수준의 존경 — 고유한 인격을 지닌 개인으로 대하겠다는 결심.

사랑의 세 이름 — 에로스에서 필리아로

✦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사랑
  1. 에로스(eros) — 낭만적 사랑과 힘겨루기 단계. 욕구가 채워지리라는 기대에 대한 무의식적 반응.
  2. 아가페(Agape) — 탈바꿈의 단계. 사랑이 의식과 의지로 녹아들어 파트너의 치유를 돕는 행동이 된다.
  3. 필리아(Philia) — 파트너는 더 이상 부모의 대리도 적도 아니며, 열정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된다.

자기초월적인 사랑

이 단계의 사랑은 애쓰지 않아도 흘러가지만 결정적으로 다르다. 파트너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실상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의 방향이 두 사람 사이에만 머물지 않고 이 세상의 상처와 아픔을 향한다. 관계 안에서 일구어 낸 치유의 능력이 바깥으로 흘러넘치는 것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감싸고 언제나 견뎌 줍니다. 사랑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습니다. — 「고린도전서」 13장
III · The Summary

제2부 · 일곱 장의 요약

제1부가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의 이유를 밝혔다면, 제2부는 그 이유를 알고 난 사람이 실제로 밟아 가는 순서다. 일곱 장을 한 흐름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목표는 그대로, 방법을 바꾸다

제2부의 출발점은 오래된 뇌를 적으로 두지 않는 데 있다. 오래된 뇌가 원하는 것 — 안전, 연결, 어린 시절 상처의 치유 — 은 옳다. 틀린 것은 그것을 얻으려고 쓰는 방법이다. 비난하고, 물러서고, 상대를 성가시게 만들어 반응을 끌어내는 방식은 정확히 원하는 것의 반대를 불러온다. 그래서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은 목표가 아니라 방법을 바꾸는 일이다.

그 작업이 가능하려면 먼저 탈출구가 닫혀야 한다. 언제든 나갈 문이 열려 있는 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온전히 도착하지 않는다. 닫힌 문 안에서 쓰는 도구가 이마고대화법이다. 반영하기 · 인정하기 · 공감하기는 상대를 나와 다른 사람으로 분화시키고, 그 다름을 견딜 수 있게 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잇는다. 이때 파트너의 만성적인 불평은 공격이 아니라 정보가 된다.

그 정보로 두 사람은 세 겹의 공간을 만든다. 돌봄 행동으로 짓는 안전지대, 행동수정요청으로 짜는 두 사람만의 교육과정, 부정성을 영(零)으로 만드는 신성한 공간. 원리는 하나다 — 통찰이 행동을 낳기를 기다리지 않고, 행동이 통찰과 감정을 데려오게 하는 것.

12장의 두 커플은 이 길이 이론이 아님을 보여 준다. 상대를 치유하려 애쓰는 동안 자기 자신이 치유되는 자리 — 저자들이 자기초월적인 사랑이라 부른 그곳이다. 그 길을 실제로 걷는 방법은 제3부 이마고 실습과정에 있다.

✦ 정리 대상 — 한국어판 제2부 · 의식이 깨어 있는 파트너십(제6장~제12장)

Harville Hendrix & Helen LaKelly Hunt, Getting the Love You Want: A Guide for Couples